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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어제, 프리마켓이나 Yahoo! 옥션에서 팔아치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다락방을 뒤지다보니, 20여 년 전의 일기가 나왔다.
우리 어머니가 쓴 것 같았다.
열어 보니, 내가 태어난 후 1살까지
매일매일 나에 관한 사건이 써있었다.
「오늘은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곧 있으면 서서 걸을 것 같다」
설마 그 때는 내가 이런 빈둥대는 백수에다 의욕 없는
쓰레기로 자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죄의식과 한심함에 눈물까지 나왔다.
처음엔 소각로에 던질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만두고 신문지로 둘둘 감아 다락방에 다시 넣어두기로 했다.
옛날 레코드와 함께 상자에 포장해서 다락방 깊숙히 봉인했다.
더이상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을 쓰고 있자니 다시 눈물이 나온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부모에게 있어서 파랑새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매번 기대하신 것,
한번도 부응해 드리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해요.
형은 이미 내 나이 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는데.
이런 상황인데도 어머니는
「빨리 너의 여자친구, 손자가 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분명히 선언한다.
이제 무리.
절대로 무리.
일정한 직업도 없는데다 몸도 비실비실.
히키코모리.
이런 놈이 결혼같은걸 할 수 있을 리 없다.
내 마음 속의 파랑새는 최근 간신히 죽어 주었다.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
여름에 친가에 돌아갔을 때,
할머니가 나에게 「누구신지...」라고 물었다.
치매가 진행중이라,
가끔 방문하는 나는 알아보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이름을 말해도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등
손님에 대하는 말투.
2~3일동안 머물던 중,
끝끝내 기억해내지 못하셨다.
쓸쓸한 기분으로「그러면, 가볼께요」라고 얘기하자,
할머니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신호하신 뒤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렀다.
단상의 서랍에서 꺼낸 것은 꾸깃꾸깃한 광고지에 싸인 쌈짓돈.
예전 화폐로 3000엔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꽤나 옛날에 싸둔 돈 같았다.
「할머니, 나는 됐으니까 뭐 드시고 싶으신거 있으세요?
사다드릴께요」라니까
「괜찮아. 히로랑 겐조에 가서 커피나 마시다 와」라는 것 이었다.
히로는 고교시절에 내가 사귀던 남자애,
겐조는 벌써 망한지 오래된 찻집 이름.
당시 양가 모두가 사귀는 걸 반대했었지만,
할머니만큼은 히로와의 이야기를 항상 싱글벙글 들어 주셨다.
귀가하는 비행기 안에서,
난 그 꾸깃꾸깃한 광고지를 꼭 쥐며 울었다.
할아버지 고기
어렸을 적,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는 어렸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이상한 옷(상복)을 입고 울고만 있는 것이 이상했다.
할아버지는 소복을 입고 관에 넣어졌다.
출관 후, 차 안에서「지금 어디 가는 거야?」라고 묻자,
어머니는「할아버지를 구우러 가」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이 왠지 무서워서,
어머니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그냥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깨어나자 모든 것이 끝나 있었고,
나는 집의 이불에 누워있었다.
일어나 거실에 가자 부모님은 평상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머니는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찬은 돼지고기 볶음이었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것 같다)
식사준비가 끝나고 막상 먹으려고 했을 때,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생각났는지「아버지···」라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차 안에서 들은 어머니의 이야기가 떠올랐고,
그래서 이 고기는 할아버지를 구운 고기라고 믿어버렸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먹기 시작했으므로,
나도 먹었다. 맛있었다.
내가「할아버지, 맛있어」라고 말하자,
어머니는「할아버지가 보이는 거야?」라며 놀랐다.
나는 눈앞의 고기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응, 내 앞에 있어」라고 했다.
그 대답에 부모님이 다시 격렬하게 울기 시작했으므로,
이것은 틀림없이 할아버지 고기라고 확신했다.
오해가 풀린 것은 초등학생이 된 이후.
할머니와 할아버지
나는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태어나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근처에 살고 있던 할머니를 좋아했고
일찍부터 그 마음을 고백했지만, 할머니는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사실 할머니도 마음 속으로는 할아버지를 좋아했지만
할아버지를 좋아하던 또 다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손을
뗐다고나 할까, 포기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몇 년 뒤, 전쟁이 한참 치열해진 차에 할아버지도
나이가 되어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자,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에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백했다.
<만약, 내가 돌아오면 함께 밭을 일구지 않겠소?>
물론 할머니는 <예> 하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전쟁터로 향했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난지 2개월쯤 되었을 무렵,
전쟁은 끝이 났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에
내심 너무나 기뻐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필리핀 어딘가에서 전사한 것이었다.
할머니는 그것을 믿지 않으셨고,
언젠가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는
할아버지가 말한대로 밭을 일구며 할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렸다.
5년이 흐르고 10년이 흐르고, 주위 사람들도 모두 포기하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라고 말했지만 할머니는 계속해서
할아버지만을 기다렸다.
결국 54세를 일기로,
평생 독신으로 살다 병으로 돌아가신 모양이었다.
술에 취하면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이 이야기를 한다.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근데 아버지,
아버지는 언제 태어난거야…
나의 출신
초등학생 때 친구로부터 음부라는 말을 듣고,
그 말이 신경이 쓰였던 난 어머니에게
<음, 음부가 뭐야?>라고 물었는데, 당시의 어머니는
<음, 넌 거기에서 태어났단다>라고 가르쳐 주었다.
아마도 성교육 차원에서 그렇게 가르쳐주셨겠지.
그런데 다음 날 수업 중에 선생님이
<여러분은 자기가 어디 출신인지 아시나요?>라고 물어보셨다.
언제나 선생님이 물어보시면
제일 먼저 손을 들던 우등생이었던 난,
<네, 음부입니다. 음부!>
...나의 인생은 그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스포츠 용품점
야구 배트를 사려고 가게에 들어섰는데,
점원이 나를 보자마자 대답했다.
<애니메이션 전문점은 5층입니다>
니후람
Q>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초등학생이 대뜸 나를 보자마자
<니후람! 니후람! : ニフラム! ニフラム!> 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외쳤는데, 그게 무슨 뜻이야?
A>
니후람은 드래곤 퀘스트에서 적을 지워 없애는 주문입니다.
말하자면 <사라져라> 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경험치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 너 따윌 쓰러트리고 얻는 미미한 경험치 따윈 필요없어!>
인지도.
게다가 니후람은 언데드 계통 적에게 주효하므로
< 눈빛이 완전 죽은 생선 눈알같아- > 혹은 < 너 너무 냄새난다>
라는 메세지가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자기보다 레벨이 낮은 상대에게 밖에 효과가 없습..다.
아버지의 외도
여고생 흉내를 내고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
< 아야카라고 하는데요, 문자 친구를 갖고 싶어서 문자 보냈어요.
괜찮으면 답장해 주세요 >o< >
그러자 곧 답장이 왔다.
<난 대학생인데, 괜찮다면 이쪽에서 먼저 부탁하고 싶은걸?>
...아버지....
골프장에서
존과 딕, 두 사람은 즐겁게 골프를 즐기고 있었지만
앞에서 플레이 하고 있었던 두 여성의 진행이 너무 늦어서
이 두 사람도 플레이에 지장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플레이를 진행하면 안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러 존이 그 두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존은 곧 창백해진 얼굴로 금방 되돌아왔다.
「존, 어떻게 된거야?
설마 그 두 여자한테 심한 소리라도 들은거야?」
「오 아니에요. 이야기도 꺼내기 전에 멀찌감치서
그 둘의 얼굴을 보고 심장이 멎을 뻔 했습니다.
딕, 세상은 너무 좁아요. 정말 좁아요. 그 두 여자 말이에요,
한 명은 제 아내고 한 명은 제 숨겨둔 애인이에요.
놀라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쳐왔다니까요」
그러자 딕은 웃으며 존의 어깨를 두드렸다.
「존, 그럼 잠깐 기다려. 내가 다녀올테니까. 걱정하지 마」
딕은 그렇게 말하고 그 두 여성에게 다가갔지만
역시 곧 얼빠진 얼굴로 되돌아와서 존을 향해 말했다.
「존, 세상은 정말 좁구나...」
우동 한 그릇
작년 그믐날,
나와 어머니와 여동생 세 명은 우동가게에 들어갔다.
나와 어머니는 이미 밥을 먹어 배가 꽉 찬 상태였기 때문에
여동생 몫의 1인분만 부탁했지만,
우동가게의 주인 아저씨는 무언가를 착각 했는지
한 그릇에 3인분이나 되는 양의 면을 담아 내왔다.
국물이 넘칠 정도로 너무 많은 양의 우동에
여동생은 이미 먹기도 전에 반쯤 질린 상태.
그렇다고 아저씨의 호의를 무시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 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3인분의 우동을 어쩔 수 없이 셋이 완식.
이미 배가 꽉 찬 상태에서 또 무리를 해가며 먹었기 때문에
나나 어머니도 괴로워서 반울음 상태였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다가와 괴로움에 고통스러워하는우리들을 보고 무엇을 또 착각했는지,
「괴로워도 노력해」라고 말을 해주었다.
괴롭게 만든 것은 너야 임마.
마음 속으로 비난을 퍼부으며 나는 아저씨에게 우동 값을 지불했다.
카드로.
장애인
고등학교 다닐 때 혼자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내 앞을 한 장애인이 걷고 있었다
한쪽 발을 질질 끌면서 워-워- 하고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 다니길래 이유없이 화가 난
나는 그 장애자의 흉내를 내며 걷기로 했다. 한쪽 발을 질질 끌면서 워-워-
그러자 갑자기, 정의감이 강한 아저씨 한 분이 나타나
「장애인을 놀리지 말아라!」
라고 외치며, 장애인을 때렸다.
외국인 영어 선생님
고등학교 시절,
영어 수업을 20대 전반의 상당히 잘생긴 미국인 교사가 맡았다.
수업은 한사람 한사람 미국인 선생님께
이름을 불리고 앞에 나와 맨투맨으로 이야기를 하는 형식.
선생님께는 수업 전에 학생 이름을
알파벳으로 고친 프린트를 건네주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서투른 말씨의 일본어로
인사를 하는 선생님에게 여학생들은 꺄-꺄- 했지만
그것을 상당히 엄격한 어조로 주의주셨던
진지한 선생님이었으므로, 모두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다.
수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당시 상당히 인기가 있던 여자애,
「신포(しんぽ)」의 차례가 되었다.
선생님은 역시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엄 타음 사람, 에- 친포, 친포상!」
*일본어로 친포(ちんぽ)는 남자의 성기를 말한다.
학생들은 일순간 얼어붙었다. 교실에 있던 전원이 순간
「웃어선 안 돼!」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물론「신포」라고
말은 했겠지만 그 발음은 분명 일본어의「친포」였고,
그때까지는 그토록이나 일본어가 서툴렀는데 어째서
「친포」만큼은 이렇게도 유창한 발음이란 말인가.
게다가 ‘「친포」에 경칭까지 붙이고 있다 ’ 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모두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신포 이외의 전원이 폭소.
신포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상황을 본 미국인 선생님은 상황을 정확히는 이해 못했지만
학생 하나가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어 있는 상황 만은 이해하고는
갑자기 너무 화난 얼굴로 모두의 폭소를 순식간에 지울 수
있을만한 큰 소리로,
「샤아아아아랍!(shut up)」이라며모두에게 고함을 쳤다.
그 표정과 굉장한 기세에 질려 교실은
물을 뿌린 듯 아주 조용해졌다.
그러나 선생님은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신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왜? 왜 모두 웃는커쥐? 친포상, 뭔카 했어?」전원이
‘모두 니 때문에 그러는거야!
그리고 생식기의 이름을 연거푸 부르는 것은 그만둬!’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상냥한 어조로
고개를 숙인 채로 앉아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힘내요. 앞으로 놔와주셰요. 친포, 스탠드 업!!」
이번에는 신포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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