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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2-숨겨진 엔딩
짐에게 막판의 고민은 제작비 ‘따위’가 아니었다. <어비스>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터미네이터 2>의 결말을 어떤 것으로 해야 할지를 놓고 한동안 골머리를 싸매야 했다. 짐이 최초에 구상한 <터미네이터 2>의 결말은 다음과 같았다.
<터미네이터 2>의 오리지널 결말. 사라 코너는 할머니가 돼 있으며, 존 코너의 얼굴에는 상처가 없다. 존은 ‘전장의 영웅’ 대신 상원 의원이 됐다. 다음과 같은 사라의 독백이 대사 트랙을 통해 들려온다
캐롤코는 (당연히) 이 오리지널 엔딩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이 엔딩은 길이가 너무 긴데다가, 액션 영화의 엔딩 치고는 지나치게 사변적/철학적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엔딩은 훗날 <터미네이터 3>가 제작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특히 마리오 카사르에게 중요했다). 그러나 짐에게 3편의 제작 여부 따위는 처음부터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플롯의 흐름에 맞는’ 자연스러운 엔딩이 어떤 것인지가 중요할 뿐이었다. 문제는 - 각본상으로는 그럴 듯 했는데 - 막상 편집을 하고 보니 이 엔딩이 의외로 ‘불협화음’처럼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우선, 이 ‘해피 엔딩’은 영화의 전반적인 톤 - 무겁고 어두운 톤 - 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관객의 입장에서 ‘강인한 여전사’였던 사라가 평범한(그리고 인자한!) 할머니로 돌변해 등장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또, 이 엔딩을 택할 경우에는 또 다른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만일 이 엔딩대로 ‘미래’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따라서) 존이 카일을 과거로 보내지 않는다면 존은 애당초 태어날 수도 없었다. <백 투더 퓨쳐> 식으로 말하자면, 사라 일행이 사이버다인을 폭파하고 용광로에 칩을 던지는 순간 존은 ‘뿅~’하고 사라져야 한다. 또, <터미네이터> 1편의 사건도 있을 수 없는 게 된다!) 그리고 (막상 찍고 나니) 이 엔딩은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나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해피 엔딩’으로도 느껴졌다. 짐과 카사르는 결국 협의 끝에 <어비스>에서 그랬던 것처럼(연재 글 4편 참조) ‘테스트 시사회’를 열어 어떤 엔딩을 택할지를 결정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스카이워커 랜치에서 테스트 시사회가 열렸고, 결과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다: 짐은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본래의 엔딩 대신 사라의 짤막한 독백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을 최종 편집판의 엔딩으로 선택했다.
-DVD Prime 김정대님의 "제임스 카메론 연대기" -터미네이터2 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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