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One Fine Spring Day, 2001)

Time Kill 2008. 11. 25. 16:09




감독: 허진호
출연: 유지태 이영애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8월의 크리스마스의 감독 허진호. 철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사물을 뚫어보는 능력이 대단한것 같다.

영화는 2001년에 나왔지만 나는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고. 그 타이밍은 무섭게 맞아 떨어졌다. 간혹가다가 이런 칼타이밍에 영화가 내 인생을 흔들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에 하나가 되었다. 술자리 친구녀석의 한마디로 그렇게 다가 왔다.



영화의 시작장면. 출연진 소개에 앞서 먼저 등장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

그리고 나서야 영화는 시작된다.


복선??

사운드 엔지니어. 참신한 직업

저 아주머니의 연기. 프로와 아마의 중간쯤이랄까..ㅋㅋ

이런거야..이런거..유치하지만 이런거야


이영애님..정말 예쁘시군효. 사실 얼굴이 워낙 예뻐서 그렇지 영애라는 이름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하다.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서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대사의 정확한 의도는 뭘까. 다른 장면에서도 또 나오는데..

 

할머니는 젊었을때 할아버지는 기억하시지만 늙은 모습은 기억하지 못하신다.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기억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한번에 사과를 깎는 유지태. 아직은 순수한 소년. 할아버지가 왜 바람을 폈냐는 질문에 신신애씨는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단다."고 말한다. 대사처럼 웃고만 있을 수는 없는 답인듯.

두 장면다 컴퓨터가 등장한다. 의도된 화면배치인듯.


소년에게 끌리게 되는 이혼녀

결국 라면먹자고 하는데...

이런 장면 삽입한 감독의 센스..분명 경험에서 나왔을 것이야..


녹색옷을 입은 영애에겐 분명 봄날이 왔다.



자고 갈래요? 
그저 ㄳㄳ할 뿐이에요.

라면먹으라 해서 라면만 먹고, 자고 가래서 잠만 자는 소년


뒤늦게 뭐라도 해볼려지만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왕가위가 말했다.

쪽팔려하는 유지태..(이 장면에서 친구생각이..ㅋㅋ)


아무리 숨길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것.



뭐가 이렇게 와닿는 장면이 많냐..ㅡㅜ

강릉에서 지태를 기다리는 영애. 이렇게 까지 그가 좋다지만...

고등학교때 날라리였다고 하는 문제의 장면. 짦은 컷이지만 무겁다.

그저 예쁠뿐

죽음까지 함께하자고 여자는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설령 나중에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헤어지게 되면 그 말은 사실은 아니게 되지만 진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헤어짐은 너무 힘들다.


고등학생이 나오는 장면이 몇번 나오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다. 사랑하기 좋은 나이는 16-8살이라고..(정확한 나이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정도쯤 나이)



누군가 여자의 마음을 알고 찍은 영화는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유일하다고 했는데. 영화는 그렇다 쳐도 감독은 더 있는것 같다. 이런 장면을 넣을 수 있는 허감독도 그중 한명일거다.


영화의 중간 부분쯤..그리고 봄날이 가기 시작하는 부분..
옷을 보면 아주 흐릿하게만 녹색끼가 남아있는것 같다.
지태와 배경은 아직도 저렇게 선명한데..

아버지한테 인사드리로 가자.
이 일을 계기로 둘 사이는 급속한 냉각.
공식적인 계기이다. 하지만 공식적일뿐..


이미 한낱 애일뿐.

내가 다 씁쓸하다. 허감독의 섬세한 심리묘사.



이 장면!!
이영애가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김동률의 '사랑하지않으니까요'란 노래와 완벽한 매치.


그냥 더 자게 했다고 한들..

현실은 시궁창

이 노부부도 묘한 연기력을 뽑내 주신다.


먼산보며 노래 부르시는 모습은 일품!

나름 반항도 해 보는 유지태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현실은 시궁창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영애씨..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진심은 정말 알겠다구..하지만 남자에겐 너무 잔인해.

정말 잔인하다구..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받지만..이미 돌이킬순 없는.
그리고 난 이미 싱크로율이 120%가 넘어간 상태..ㅎㄷㄷ

싱크로율 130%!!

여자들이 싫어 한다는 술먹고 전화하기-꼬장부리기.
싫어하는것 알지만...계속 생각이나 너가

사랑이 변하니


감독이 생각하는 답이랄까..



나는 세상을 다 잃은것 같은데, 친구녀석들은 별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위로의 말 몇마디.
나 역시 그랬고, 내 친구들도 그랬고..


차를 새로산 영애씨. 녹색차이다. 그녀에겐 새로운 봄이 왔고, 지태는 아직 작년의 봄을 잊지 못한다.


소년다운 복수..걸려서 얼마나 쪽팔릴까..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게 아니란다.

허감독 좀 짱인듯..ㅡㅜ



좀 슬프다.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소년은 더 자랐을까..



....얼마전에 내게도 봄날은 갔었고 아직 미련하게 따뜻했던 온기를 느끼고 있다.
무서울 정도로 다가온 이영화를 다보고 나서, 여자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궁금했다.
노희경 교수가 명확하게 대답을 해줬고 예상도 했지만 왠지 씁쓸해진다.